1980년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대학사회에는 대학생활협동조합이라는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았습니다. ‘대학생협연합회건설준비위원회’ 건설로 본격적인 한국 대학생협의 출발을 알렸던 1989년 이후 22개의 대학생협이 창립되었고, 22년이 지난 오늘 한국대학생협연합회 출범이라는 또 다른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.
1987년 6월 사회민주화는 정치적 이슈에 갇혀 있던 대학 구성원들의 복지에 대한 불만을 분출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. 대학복지환경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개선하여 기본적 복지혜택의 권리를 누리고자 한 몇몇 학생에게서 시작된 것이 현재의 대학생협입니다. 1988년 서강대·이화여대·한국외대 등에서 구성된 학생소비자협동조합은 점차 교수와 직원 등 전 구성원의 호응을 얻어, 1990년 조선대학교생협을 시작으로 모든 대학 구성원이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생협으로 발전해 왔습니다.
대학생협의 조합원 참여를 통한 민주적 운영 방식은 복지사업을 안정시키고 식당과 서점 등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생협이 설립되지 않은 대학들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. 대학생협 간 공동구매는 대학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조합원이 동등한 가격에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협동의 경제문화를 실현했습니다. 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조합원이 모이고, 한 조합 한 조합의 힘이 보태어져 가능했기에 한국 대학생협의 오늘은 조합원들의 협동의 역사이자 대학생협 간 연대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.
19세기 중반 영국 로치데일의 노동자 28명으로부터 출발한 협동조합의 역사는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로 성장했습니다. UN총회는 2012년을 ‘세계협동조합의 해’로 지정했고, 협동조합의 사업 모델은 의료·신용·농업·주택·교육 등 사회경제 발전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.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대학생협은 연합회를 중심으로 더욱 강화된 협동의 힘으로 대학복지의 대안이 되고, 대학을 넘어 지역과 연대하는 복지의 공간으로 새로운 비전을 꿈꾸고 실현해 가야 할 때입니다.
대학생협이 지금까지 존재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‘생협은 이익 추구보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곳’이라고 공감하는 조합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. 절실한 생활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협동하는 조합원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대학생협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오늘 창립하는 한국대학생협연합회는 협동의 가치를 경험한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요람으로서 대학의 가치 실현에 이바지하는 발전의 파트너가 되고, 한국 대학과 사회에 협동의 가치관을 밝히는 등대가 될 것입니다.
2011년 8월 25일 ·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발기인회